목회 칼럼

오직 십자가

(고린도전서 1:23)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 이는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로되”

기독교 신앙의 중심에는 언제나 십자가가 있습니다. 교회의 건물도, 프로그램도, 전통도 중요하지만, 그것들이 교회를 교회 되게 하는 본질은 아닙니다. 교회의 생명은 오직 십자가에 있습니다. 십자가가 사라지면 기독교는 도덕 운동이 되고, 종교 단체가 되며, 인간 중심의 모임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이 전하는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요약했습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한다.” 당시 사람들에게 십자가는 가장 수치스럽고 잔인한 처형 도구였습니다. 유대인에게는 메시아가 저주받아 죽었다는 사실이 걸림돌이 되었고, 헬라인에게는 신이 인간처럼 죽는다는 생각 자체가 어리석게 보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바로 그 십자가를 통해 구원의 길을 여셨습니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가 동시에 만나는 자리입니다. 하나님은 죄를 그냥 넘어가실 수 없는 공의의 하나님이십니다. 동시에 죄인을 포기하지 않으시는 사랑의 하나님이십니다. 이 두 가지가 만나는 지점에서 하나님은 우리 대신 아들을 내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십자가는 단순한 처형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 마음의 깊이를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종종 다른 것들에 마음을 빼앗깁니다. 성공, 형통, 문제 해결, 감정적 위로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것들이 중심이 되면 하나님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됩니다. 십자가는 우리의 시선을 다시 하나님께로 돌립니다. 십자가 앞에서는 우리의 공로도 자랑도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오직 은혜만이 남습니다.

십자가는 또한 우리의 정체성을 새롭게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아들을 내어주실 만큼 사랑하신 존재입니다. 동시에 우리는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는 죄인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십자가는 우리를 낮추면서 동시에 높입니다. 절망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소망을 줍니다.

오늘날 교회가 회복해야 할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과 더 좋은 시설보다 먼저, 십자가가 선명하게 선포되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십자가 없는 메시지는 사람을 잠시 위로할 수는 있지만 영혼을 살리지는 못합니다. 십자가가 있을 때에만 죄 사함이 있고, 새 생명이 있고, 참된 변화가 일어납니다.

개인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문제 해결을 구하지만, 하나님은 우리 존재의 변화를 원하십니다. 그 변화는 십자가를 통과할 때 일어납니다. 자기 부인, 회개, 순종, 용서, 사랑 — 이 모든 것은 십자가의 길입니다.

오늘도 마음이 흔들릴 때 다시 십자가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거기서 우리는 용서를 받고, 사랑을 확인하며, 새로운 힘을 얻습니다. 교회가 십자가를 붙들 때 소망이 있고, 가정이 십자가를 붙들 때 회복이 있으며, 개인이 십자가를 붙들 때 참된 평안이 있습니다.

결국 우리의 구원도, 삶도, 사명도 — 오직 십자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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